SNS에서 ‘치매 엄마의 보따리’ 사연이 화제가 되며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경찰은 페이스북에 한 치매 할머니의 사연을 전했다. 부산 서구 아미파출소에는 15일 오후 2시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한 시간째 동네를 서성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관의 질문에도 할머니는 “우리 딸이 애를 낳고 병원에 있다”고만 할 뿐 자신의 이름도 딸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은 슬리퍼를 신고 나온 할머니가 인근 주민일 거라 판단, 할머니의 사진을 찍어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를 아는 이웃을 찾았다. 경찰은 딸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할머니를 모셔다 드렸다.
갓난쟁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딸에게 할머니는 내내 부둥켜 안고 있던 보따리를 풀러 다 식은 미역국과 나물반찬, 흰 밥을 꺼내 “어여 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은 “엄마의 모습에 딸은 가슴이 미어집니다”라며 “치매를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하나. 병실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당시 신고를 받았던 아미파출소 김치환 경위는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7~8시간에 걸쳐 할머니를 따님에게 모셔다 드렸다”며 “지병이 있으시니 어떤 감정적 표현보다는 음식물에 대한 소중함을 가지고 ‘자 묵으라’ 챙겨오신 식사를 따님에게 먹이려는 표현만 하시고, 따님이 많이 안타까워하면서 울먹였다”고 전했다.
김 경위는 “그 순간에는 경찰관으로서 보람도 있었고 가장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며 “당연히 해야될 일들”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이 페이스북에 올린 이같은 사연은 실시간으로 번지며 수많은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네티즌들은 “머리는 잊어도 가슴은 잊지 않았나봅니다”(desp****), “모성이란 때때로 우리의 상식을 초월함”(zzii****), “온전치 못한 정신임에도.. 그저 애 낳은 우리 딸에게 미역국 한 모금이라도.. 어머니의 사랑에 그저 목이 메입니다”(viol****), “경찰관님들 파이팅! 감사하네요”(shin****), “나물반찬 미역국에 눈물나긴 첨이네요. 건강하세요”(r0ll****), “그 무서운 치매도 어머니의 자식사랑은 어쩌지 못하는구나”(ipdj****), “모성애는 위대하네요. 할머니 건강하세요”(jisn****)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